여름철 배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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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한세상한의원 작성일08-03-13 15:30 조회2,55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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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열 상단으로 솟아 복부 냉해 얼음물·에어컨 바람 배탈나기 십상
몇 해전 여름 미국에서 열린 국제동양이학 학술대회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애리조나주에 들르게 되었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팀의 심벌이 사막의 방울뱀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
애리조나주는 무덥고 건조한 사막지대다.점심식사를 위해 에어컨이 켜진 버스에서 내려야 하는데 창밖으로 느껴지는 바깥날씨가 어째 심상치않다.현지직원이 전해준 바깥기온은 섭씨 42도.기가 막혀 할말을 잊은 채 서로 마주보는 일행들.
그러다가 모두의 시선이 어느덧 이쪽으로 쏠린다.평소 더위로 유명한 대구에서 단련된 사람이 시험삼아 먼저 나가보라는 말이다.할 수 없이 일단 씩씩하게 버스에서 내리긴 했는데,살인적인 폭염에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아스팔트의 열기는 가히 숨이 막힐 지경.
「으악! 이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우리 나라의 한여름더위도 그리만만한 것은 아니다.우리 나라의 더위는 장마철을 끼고 습도가 높아 더 덥게 느껴진다.한의학에서는 장마철을 「장하(長夏)」라고 하는데,오행(五行)으로는 「중앙토(中央土)」이다.따라서 장마철에는 토의장부인 비위(脾胃),즉 소화기질환이 생기기 쉽다.
장마철에는 인체에도 습열(濕熱)의 기운이 많아져 마치 찜통의 열이 치솟듯이 열이 위로 상승하게 된다.이렇게 되면 시소의 원리로 복부는 반대로 냉해지기 쉽다.이럴 때 덥다고 냉장고의 얼음물을 들이키고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쐬면 배탈이 나기 쉽다.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 제일 흔한 풍토병은 의외로 말라리아가 아니라 배탈,설사등 위장병이라고 한다.이것도 모두 장기간의 우기(雨期)로 인해 고온 다습한 기후와 관련이 있다.장마철에는 모름지기 배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찬물을 마셔도 급하게 마시기보다 입안에서
한참 머금어 따뜻하게 한 후 삼키자.잠잘 때는 머리와 팔다리는 몰라도 배는 꼭 이불을 덮도록 하자.선풍기난 에어컨바람을 오래 쐬면 배탈이 나기 쉬우므로 조심해야한다. 우리 할머니들은 지금도 여름밤 손자들의 배를 이불로 덮어 주느라 밤잠을 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