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중증 비만 한약과는 무관 그릇된 식습관·운동 부족이 원인

『우리 애는 어려서 녹용을 많이 먹어서 살이 쪘어요』라고 말하는 부모들을 종종 보게 된다.심지어 한의원에 오는 젊은 주부들 중에는 병치레가 잦고 허약한 아이에게 녹용이 든 한약을 먹였다가 나중에 시부모로부터 『살이 쪄 뚱뚱해지면 어떻게 하려고?』등의 꾸지람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녹용이 든 한약을 먹으면 뒷날 살이 쉽게 찌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녹용은 비만 유발 약재가 아니다.

녹용은 음(陰)이 부족하여 허약체질인 아이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음양의 균형을 맞춰주지만 그 자체가 비위(脾胃)기능,즉 소화기 기능을 직접 보강시키는 약은 아니다.비만을 녹용이나 한약과 연관지우는 것은 부모들이 소아비만의 원인을 보고,이를 바로잡기보다는 한약 탓으로 돌려버리기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비만 아동이 거의 2배 증가했고,특히 비만도가 심한 중증비만의 비율이 날로 늘고 있다.심지어 이로 인해 당뇨병 등 소아성인병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소아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패스트푸드,인스턴트식품 범람으로 인한 영양과잉과 운동부족 때문이다. 따라서 소아비만의 책임은 알고 보면 대부분 부모에게 있다.자녀가 올바른 식습관을 기르게 하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기 때문이다.사실 밥과 국,반찬의 전통적인 한식 위주 식생활은 최고의 다이어트식단이다.
비만을 막으려면 식사를 제 때 하고 간식을 줄여야 한다.어린이들이 흔히 즐기는 간식거리의 열량은 얼마나 될까?햄버거1개+감자+콜라=750㎈,피자2조각 500㎈,라면1개+밥1공기=900㎈,김밥1줄 450㎈,짜장면 600㎈,붕어빵1개 230㎈,크로와상빵1개 430㎈,밀크셰이크1컵 350㎈…. 성인여성의 하루 필요한 칼로리가 2000㎈정도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간식류가 얼마나 비만을 조장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요즘 어린이들은 운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학교체육도 제대로 안되고 가정에서도 각종 과외는 많이 시키면서도 정작 필요한 운동은 게을리하는 경우가 많다.운동은 부족하고 영양은 과잉인데 어찌 살이 찌지 않으랴? 요즘의 세태를 「변명의 시대」라고 한다.어린이 비만을 녹용이나 한약 탓으로 핑계대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가까운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에서 매일 가볍게 달리게 만들자.아빠가 바쁘면 엄마가 함께 뛰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