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신경뿌리병증입니다.
옛날 의사들은 처음에는 디스크탈출증이라는 병을 모르고 단지 좌골신경을 따라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를 타고 종아리, 발로 당기는 통증을 호소하면서 몇 달씩 자리에 드러눕는 것을 보고 신경뿌리병증(Sciatica)이라는 병명을 붙였습니다.
이 신경뿌리병증이 디스크탈출 때문이란 것을 현대의학이 알게 된 것은 1934년이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신경외과 의사인 Mixter와 Barr박사가 스키를 타다가 갑자기 생긴 신경뿌리병증으로 고생하던 30대남자의 허리를 수술했는데, 척추를 들여다보니 신경뿌리를 누르고 있는 혹같은 것이 디스크에 붙어있었고 이 혹을 제거했더니 며칠 만에 신경뿌리병증이 완전히 사라졌던 것입니다.
신경뿌리병증이 디스크탈출 때문이란 것을 처음 알았을 때는 탈출된 디스크 물질이 혹(Mass)처럼 생겨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라고 여겼습니다. 따라서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치료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MRI 등 진단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스크탈출이 있어도 신경뿌리병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신경이 압박할만한 디스크탈출이 없는데도 신경뿌리병증이 생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평생 신경뿌리병증이란 앓아본적이 없는 사람의 허리를 부검했더니 디스크탈출이 상당수 있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이 수수께끼 같은 현상을 풀기위해 1993년 스웨덴의 정형외과의사 Olmarker박사가 돼지의 신경뿌리에 수핵을 바르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돼지꼬리에 있는 수핵을 뽑아서 돼지허리의 신경뿌리에 발라준 것입니다. 그런데 한 일주일이 지나니 신경뿌리에 심한 염증이 생기면서 신경전도속도가 반이하로 감소되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디스크의 수핵이 닿아서 허리신경에 묻기만 해도 신경에 염증이 유발되고 좌골신경이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 발견은 디스크탈출의 치료방침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지 않고 염증을 줄이는 약이나 주사치료만해도 신경뿌리병증이 해결되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염증뿐만 아니라 혹처럼 탈출된 물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거나 없어진다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디스크탈출증의 치료가 비수술적으로도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